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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칼럼


    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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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저희 가정에 손님이 오셨습니다. 신학교 기숙사에 있을 때 만났던 목사님, 사모님인데 목사님은 2년 전 쯤 ‘나무엔 전도사님 찬양집회’때 함께 오셨던 분 입니다. 저희 집에 오신 분들은 식탁 위에 걸려있는‘수저가 들어있는 액자’ 기억하지죠? 그 액자를 주신 분이 사모님입니다. 편의상 ‘수저 사모님’이라고 하죠. ㅎㅎ 신혼 초부터 ‘수저 사모님’을 알았기 때문에 지금 세 아이를 보고 참 흐뭇하고 기뻐 하시더라구요. 목사님과 사모님이 당연히 한국에 계실 거라 생각했는데, 바로 한 시간 거리 학교에 계시다고 갑자기 연락이 와서,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했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었고, 또 저희도 너무나 사랑하는 분들이라 마음을 다해, 기쁘게 섬겨드리고 싶었습니다. 아프리카 선교, 미국에서 학업과 목회, 한국에서 거주하는 외국인 대학생 사역, 한국에서의 목회와 지금 태국에 거주하시기까지… 오랜 사역 경험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희생과 사랑과 수고..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마음을 들으면서, 정말.. 드러나지 않게 사람들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이런 분들이 다시 한 번 참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안타깝게도, 수저 사모님 건강이 너무 안 좋으셔서 한국 목회를 그만 두시고 태국으로 가게 되셨습니다. 한쪽 귀의 청력을 상실하셨습니다. 작은 소리로 말 할 때는 가까이서 눈을 똑바로 보고 정확한 발음으로 말씀드려야 하기에.. 저도 집중을 해야했고, 또 가끔은 제 말을 잘 들으셨는지 확신이 없을 때도 있었습니다. 사모님도 제 말을 들으려고 애쓰시고, 이해가 안 될 때는 다시 한 번 저를 쳐다 보셨습니다. 그럼 저는 무안하실까봐 재빨리 큰 소리로 다시 말씀드렸습니다.

      첫날 그렇게 대화를 하고 자리에 누웠는데, 혼자 그 모습이 떠올라서.. 가슴이 먹먹하게 아팠습니다. 그렇게 순수하게 사람을 대하시고, 그렇게 열심히 하나님을 섬겼던 사모님의 아픔이.. 육체에 그대로 담겨져 있는 것 같아서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누가 그랬지요? 가장 먼 거리가 머리에서 가슴이라고.. 하나님의 섭리가 있음을 알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냥.. 아픔..이죠.

      다음 날 수저 사모님과의 대화가 또 시작되었습니다. 사모님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아니, 더욱 집중해서 저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하셨습니다. 그런데..저는 전날과 달리 사모님의 그런 모습이 참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사랑하는 대상을 향해서.. 그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애쓰는 모습. 비록 한 쪽 귀가 들리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포기하지 않고, 그 마음을 읽고 싶어 노력하는 모습이 더 귀하게 보였습니다. 어쩌면..하나님을 향해 필요한 나의 모습이 이런 모습이어야하지 않을까 생각도 했습니다.

      부족해도.. 오히려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을 이야기를 더 잘 듣고 싶고, 더 그 마음을 알고 싶은 마음.. 혹시 내가 잘 못 알아듣고 있진 않나.. 잠시 생각해 보고.. 다시 바라보는 그 모습.. 예수님을 향해 내가 갖고 싶은 모습이라고.. 제 머릿 속에 그런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최지원 목사 드림